익숙해진 갯바위, 차분한 마음

 

이날은 다시 중오도(편의상)까지 와서 첫날 내렸었던 카바지마 남쪽편 독립여에 내렸다.

 

전체적으로 홈통분위기의 지형으로 둘러싸진 위치의 독립여

 

바람도 평소보다 줄었고 너울도 별로 없는곳이다. 

 

북서풍을 피해 내려준자리라 그렇게 느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초들물이 끝나가는 시점인데 갯바위가 수면으로부터 높이가 그리 높지 않아서

 

오래 낚시하지는 못할것같은 느낌. 

 

오늘따라 구름도 많이 없고 오는길에 별들도 많이 보였다.

 

채비를 시작하니 정면에는 달이 떴다.

 

여명이 돋는 갯바위에 서서


전투에 앞서 칼을 준비하는 사무라이의 마음으로


경건하게 낚시대를 뽑아올린다.

 

오늘따라 가장 마음에 드는 바늘을 골라다가

 

목줄에 정성스레 묶고. 소품통을 뒤적거려 적절한 사이즈의 작은 봉돌 하나를 물렸다.

 

드디어 낚시 시작.

 

처음 내릴때 분위기가 그렇기도 했지만..

 

역시나 물이 거의 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모르는자리는 철저하게 기본부터 공략.

 

발앞부터 노렸다.

 

몇번 채비를 내리고보니 생각보다 수심이 깊어 보인다.

 

발앞이 대략 9미터.

 

한참을 찌아래로 원줄을 흘려보내다보니..

 

원줄이 들어가는 속도가 느슨해졌다.

 

바닥에 닿았나 보다.. 하며 감아들이는데.. 

 

릴을 한바퀴 돌리니 채비가 딸려오지 않는것이.. 바닥에 걸렸나보다... 라고 생각하는순간

 

아래로 쿡! 쳐박는다.

 

고기다! 들어보니 그리 큰놈은 아닌듯한데..

 

물밑까지 올라온 색이 은빛이라.. 아 감성돔인가 보다.. 했는데.

 

수면으로 올라오니 참돔 모양이다.

 

근데 건져올리니..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한번 봤던 청돔이란 녀석이다.

 

옆에서 낚시하던 오늘의 동행 고형근 프로님께 보여드렸더니 맛있는고기라고 오늘의 횟감이란다.

 

괜시리 기분이 좋다. 오늘도 시작부터 뭔가 목표달성한 느낌이다.

 

이내 옆자리에서 형님도 입질을 받으시고 한마리가 올라왔다.

 

 

올라온것은 벤자리.

 

금새 벤자리 두세마리를 더하셨다.

 

나도 청돔을 잡았던 발앞에서는 더이상 입질도 없고 날이 완전히 밝아오므로

 

공략거리를 5미터 더했다.

 

몇번을 내려보니 찌가 발앞까지와서 여에 쓸리기 직전에 건져내는데..

 

표층에서 찌에 거의 반응없이 크릴은 자꾸 사라지는 상황.

 

이번엔 찌에 반응이 오자마자 스풀도 안닫고 손가락으로 원줄을 누른채 고속 끊어치기 챔질을 했더니..

 

새끼손가락만한 쏨벵이가 그 큰 바늘을 물고 딸려왔다.

 

채비변경 타임. 오늘도 벵에들은 출근하지 않을듯하여. 철저하게 바닥 공략모드로 변경한다.

 

전층낚시에 주로쓰는 조수고무를 작은놈으로 바꾸고. 

 

오늘따라 길게했던 원줄을 1미터정도 잘라내고 1.5미터 정도로 만들고 봉돌무게는 늘렸다.

 

조금 더 캐스팅을 해다가 릴을 다시감아 채비를 완전히 1자로 만들고 원줄을 잡고 기다렸다가

 

목줄이 수중마찰을 덜 받을만큼 찌아래로 내려가면 뒷줄을 시원하게 풀어서 재빠르게 내려보낸다.

 

 

수심 12미터. 채비가 바닥에 닿아서 원줄 풀리는 속도가 느려지면 두어번 들어올려 견재를 하고나면

 

찌는 이미 발앞이고, 파도가 치지 않으므로 다음 캐스팅을 해야한다.

 

여째저째 반복하다 미동없는찌에 견재가 들어가는순간 묵직한 입질이 낚시대를 끌어당긴다!

 

'오우 오우!' 낚시대가 심각히 딸려갈때마다 LB살짝살짝 줬다가 여에 쓸리지 않게 재빠르게 감아들이기를 반복.

 

올라온놈은 역시나 감성돔이었다.

 

(정신이 없어 못찍었던 사진은 철수 후 찍은것으로...)

 

46.5cm 5짜는 안되지만 그래도 대만족 ^^

 

대상어는 벵에였는데 벵에는 어디가고 감성돔 낚시를 하고 있었던 것인지 ㅎㅎ

 

오도열도 특성상 3월부터 벵에가 시작되고 3월말부터 감성돔이 입성하기 시작한다는데..

 

우린 3월중말(?)에 갔는데 왜 벵에는 거의 없고 감성돔은 먼저 들어온것인지.

 

이놈을 잡고나서 만조가 가까워지자 낚시자리가 물이 차서 낚시가 어려울것을 알았는지

 

여느때보다 일찍 배를 몰고온 선장이 '다이죠부데스까~~~~?' 하며 다가왔다.

 

'이도오!! 이도오 오네가이시마쓰!!!'

 

여차저차 옮겨내린자리는 좀전장소와 완전히 다르게 물이 미친듯이 흐른다.

 

금새 150미터를 풀어내고. 갑자기 참돔 낚시모드가 되어....ㅆ 지만 참돔은 잡지 못했고.

 

잡어 입질마져 뚝 끊긴가운데.. 몇시간이 흘러.. 자포자기.

 

내 반대쪽에서 낚시하던 형님이 두번걸었다가 둘다 발앞수중여에 끊어먹었다는 소식에 그 방향으로 낚시자리를 옮겼는데..

 

갑자기 형님이 챔질을 하는데 그 튼튼한 1.7호대가 놀랍도록 휘어진다!

 

'어 어~ 하는순간 초릿대가 수면에 담길만큼 꼬꾸라지고.. 릴링을 하려는순간 손쓸새도 없이 앞쪽 여에쓸려 원줄이 나가버렸다.

 

허탈한 순간 ^^;; 얼굴이라도 보여주고 갔으면 덜 아쉬웠을 텐데.

 

형님은 세번끊어먹고는 낚시대를 접고 수면모드로 전환 ^^

 

나는 쉬지않고 했지만 그 뒤로 고기라고는.. 또 어류도감에 추가한 '아홉동가리' 한마리를 제외하고는 잡지 못하고 철수하였다.

 

다른조로 내린 형님들도 신기한 고기잡았다며 서로 꺼내서 비교해 보았는데.

 

헐.. 내꺼보다 더 신기하고 커서.. 졌다 ㅋ

 

오키나와에서 잡았던 앵무돔같이 생겼기도한데.. 색깔이 검붉은것이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이빨도 무섭게 생겼다.

 

출조점 사장님 보이길래 고기들고 뛰어가서 '무다이'란다. 마다이는 참돔인데 무다이는 무엇인지.. 검색해봐도 나오질 않는다. 추후 어류도감 찾아보는것으로 ^^;

 

먹는것이냐고 물어봤더니 아홉동가리는 홍콩에서 맛있게 먹는 고기라고하고, 회도 가능.

 

무다이는 회는 안먹고 탕으로 먹는다고 하셨다.

 

오늘의 출조는 이렇게 어류체포도감을 다양하게 채우고 마무리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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